얼마 전 방송에서 논란이 되었던 인천 보디빌더 주차장 폭행 사건을 잘 아실 텐데요. 한 여성을 폭행해 전치 6주 상해를 입혀서 국민들의 공분을 산 사건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보디빌더 부부에게 ‘폭력처벌법’ 상 공동상해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2023년 7월 10일 기각되어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비판은 비단 이번 사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문제가 제기되었기에 더더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구속영장실질심사의 문제점
구속영장실질심사란 법원에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검찰과 변호인이 증거와 주장을 제시하고 심문하는 절차인데요. 이러한 절차는 범죄자의 인권과 피해자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서 원칙적으로 불구속 수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구속하기 위해서는 법에 정한 근거에 따라서 구속수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인천 보디빌더 사건에서 구속영장 발부 기각의 이유를 살펴보면 증거가 확보되었고, 피의자들이 인정하며, 피의자들이 일정한 주거지와 직업을 가지고 있고, 아내가 임신 중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국민 여론 비판의 주된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똑같은 사안도 판사나 변호인에 따라 구속영장의 발부 결과가 달라진다.
- '구속영장 실질심사'의 기각 사유나 피해자가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 비공개로 이루어지고 있다.
- 형법 제70조에 규정된 독립된 구속 사유에 재범의 우려가 판단되어 있지 않다.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에는 독립된 구속 사유로 주거 불분명, 도주 우려, 증거인멸 우려의 세 가지가 고려되고 있는데요. 도주 우려라는 개념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해석의 여지가 커지고,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발부 여부가 결정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천 보디빌더 사건에서처럼 피해자가 가해자 부부와 가까운 거리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 피해자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점 등 피해자의 두려움은 구속 영장 발부 여부 판단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법원 구속영장 기각 판단의 이유는?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기준에 대해 비판이 있는 이유는, 현재의 법적 구조가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2007년에 개정되었고,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나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가능성을 구속 사유 판단에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요소는 독립된 구속 사유로 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천 보디빌더 사건 같은 경우, 법원은 법에 따라 구속영장을 기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독일과 같은 다른 국가에서는 재범의 위험성만으로도 독립된 구속 사유로 인정하여 구속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을 따르면, 범죄 피해자를 구속하여 추가적인 범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범죄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일률적으로 구속을 진행하면, 구속 수사 기간이 최대 3개월로 제한되어 있고, 재범 위험성이나 피해자에 대한 위해 가능성, 범죄 중대성 등이 독립된 구속 사유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범죄 예방이 어렵게 되고, 사람들은 사법부, 경찰, 검찰, 법원의 모습에 절망하게 됩니다.
법 개정의 필요성
피해자들과 일반 국민들에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 결정은 법과 국민들의 시각 사이에 괴리감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특히 재범의 위험성과 갈수록 중복적인 범죄 행위에 대해 범죄 예방 차원에서 구속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보복이나 중요 참고인에 대한 증거 인멸 시도를 하는 경우에도 구속이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현재 법에서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나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가능성과 같은 요소들이 독립된 구속 사유로 정의되지 않고, 보충적 구속 사유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상습범이나 적극적인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도 구속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